사설] “자영업자는 죄인이 아닙니다, 살고 싶어요” 절규를 봉쇄한 경찰


사설] “자영업자는 죄인이 아닙니다, 살고 싶어요” 절규를 봉쇄한 경찰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15일 서울시 한 노래방에 영업 중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1.07.15. yesphoto@newsis.com

자영업자들이 14일 밤 서울에 모여 차량 시위를 벌였다. 전국에서 700여대가 모였다고 한다. 평일 심야 시위여서 교통 체증을 일으킬 우려가 없었다. 격리된 차량을 이용한 1인 릴레이 시위라 집단감염을 일으킬 가능성도 없었다. 그런데 경찰은 25개 검문소를 설치하고 27개 중대 병력을 투입해 도심 진입을 봉쇄했다. 시위 차량을 모두 세워 차 번호와 탑승 인원을 확인하고 “귀가하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지난 3일 민노총의 도심 불법 시위를 사실상 막지 않았다. 하루 확진자 743명이 나온 비상 상황에서 한낮에 서울 종로 일대에 8000명이 뒤엉켜 1시간 50분 동안 구호를 외쳤다. 불법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경찰은 보기만 했다. 대통령은 “단호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예상대로 말뿐이었다. 경찰은 지금까지 집회 주동자를 소환조차 않고 있다. 집회 참가자를 파악할 수 있는 휴대전화 통신 정보도 통신사에 요구하지 않았다. 수사할 의지가 없는 것이다. 이런 경찰이 자영업자의 차량 시위는 철저히 막았다.

정부가 들어야 할 것은 민노총이 아니라 자영업자들 목소리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우리 말을 들어주지 않아 결국 거리로 나왔다”고 했다. 정부는 1년 6개월 동안 영업 제한을 강요하면서 다시 최저임금을 5.1% 올렸다. 재난지원금을 뿌리면서도 이들의 피해에 대한 보상은 늘 뒷전이었다. 한 노래방 업주는 가게 앞에 붙인 영업 중단 안내문에 ‘자영업자는 죄인이 아닙니다. 살고 싶습니다’라고 썼다. 전국 자영업자 모두가 지금 같은 심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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